한 줄 요약
**은행 예금 토큰화(tokenised deposits, deposit tokens)**는 “새로운 화폐”가 아니라, **기존 은행 예금을 블록체인/토큰 플랫폼 위에서 이동·정산 가능하게 만든 ‘은행 머니의 업그레이드’**다. 핵심은 코인 가격이 아니라 규제·결제 최종성·상호운용성·은행 자금조달(예금) 구조의 변화다.
1) 은행 예금 토큰화는 무엇인가
예금 토큰(Deposit token)은 **은행이 발행하는 “예금성 디지털 토큰”**으로, 발행 은행의 **일반 예금채무(general deposit liability)**를 토큰 형태로 표현해 온체인에서 결제·정산에 활용하려는 모델이다. JPMorgan은 “예금 토큰이 은행이 발행하는 예금 기반 상품”이라는 점을 명확히 설명한다.
여기서 중요한 구조적 포인트는 하나다.
- 스테이블코인: 비은행 발행이 가능하고, 준비금(국채/현금 등)으로 1:1을 ‘설계’
- 예금 토큰: 은행 예금 자체를 토큰화(즉, 은행의 예금부채를 디지털화)
따라서 예금 토큰은 “민간 디지털 달러”라기보다 은행 시스템 내부에서 ‘결제 레일’을 현대화하려는 시도에 가깝다.
2) 왜 지금 예금 토큰화가 부상하나
BIS는 2025년 연차보고서/보도자료에서 “토큰화된 통합 원장(unified ledger)” 비전을 제시하며, 그 중심 구성요소로 중앙은행 결제자산(준비금) + 상업은행 머니(예금) + 국채의 결합을 강조했다.
즉, 다음 구도가 자연스럽다.
- 기관 간 최종 결제: 토큰화된 중앙은행 머니(=토큰화 준비금 / wCBDC 성격)
- 민간 유통/대출 창출의 기반: 토큰화된 상업은행 머니(=예금 토큰)
- 담보·자본시장 연결: 토큰화된 국채/증권
이 프레임이 자리 잡으면, 스테이블코인은 “대체”가 아니라 경쟁 압력을 주는 외부 레이어가 되고, 은행은 자기 영역(예금·대출·결제)을 토큰화로 방어/확장하려는 유인이 커진다.
3) 예금 토큰의 작동 메커니즘 3가지
(1) 결제 최종성(finality)의 기반이 “은행 예금”으로 유지된다
예금 토큰은 새로운 담보 풀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은행 예금이라는 법적/회계적 기반 위에서 움직인다. 그래서 설계의 초점은 “담보”보다 법적 권리·상환·감독·운영 안정성에 놓인다.
(2) 프로그래머블(자동화)은 ‘돈’보다 ‘업무 프로세스’에서 먼저 확산된다
영국에서는 대형 은행들이 “예금 토큰화(Deposit tokenisation)”를 통해 모기지·예금 시스템을 자동화하고 스마트컨트랙트를 업무에 적용하는 실험을 확대하고 있다(2025년 12월 거래 사례 포함).
즉, 핵심은 “코인을 자동이체처럼 쓴다”가 아니라, 정산·담보·대출·이체 같은 금융 업무가 더 짧은 경로로 묶이는 것이다.
(3)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이 성패를 가른다
예금 토큰은 “은행마다 따로” 만들면 의미가 약하다. 결국 은행 간, 국가 간, 레거시 결제망과의 연결이 중요해진다. 이 맥락에서 BIS Innovation Hub의 Project Agorá는 여러 중앙은행과 민간 금융기관이 참여해 토큰화 예금 + 토큰화 준비금을 한 플랫폼에서 결합해 크로스보더 결제를 시험하는 프로젝트로 소개된다.
4) CBDC·스테이블코인·예금 토큰의 경쟁 구도(실전형 정리)
경쟁 구도 A: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이 예금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
정책·은행권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예금 기반 자금조달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반복적으로 제기된다(금융안정 관점).
이 압력은 은행에게 “예금 토큰화”를 방어 전략으로 만들 수 있다.
경쟁 구도 B: 예금 토큰은 “은행의 강점(신용/대출 창출)”과 결합 가능
BIS는 스테이블코인이 ‘건전한 화폐’의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을 반복적으로 제기하며, 토큰화된 은행 예금 + 중앙은행 결제를 포함하는 구조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예금 토큰은 대출 창출이 가능한 은행 머니의 연장선이라는 점에서, “완전 담보” 구조인 스테이블코인과 경제적 성격이 다르다.
경쟁 구도 C: CBDC는 ‘기초 레일’, 예금 토큰은 ‘유통 레일’로 분업될 가능성
실무적으로 가장 현실적인 형태는:
- 기관 간 최종 결제는 중앙은행 결제자산(토큰화 준비금/wCBDC 성격)
- 민간 유통과 신용은 예금 토큰(상업은행 머니)
- 특정 영역(플랫폼/국경 간)에서는 규제된 스테이블코인이 보완
이런 다층 구조(레이어링)다.
5) 리스크는 무엇인가(구조 관찰 포인트)
FSB는 토큰화가 운영·기술·연계 리스크(레거시와의 연결, 24/7 운영 한계, 담보/정산 자산 의존 등)를 동반할 수 있음을 지적한다.
예금 토큰화에서 개인 투자자가 특히 봐야 할 위험은 다음이다.
- 운영 리스크: 스마트컨트랙트 오류, 사이버 리스크, 결제 중단 시 대체 경로
- 상호운용성 실패: 은행별 파편화 → 네트워크 효과 부재
- 규제/감독 경계: 예금자 보호·회계·자본 규제의 적용 방식
- 위기 시 전환: 토큰화 환경에서의 유동성 공급(중앙은행 역할 포함)
6) 개인 투자자 실전 대응: 조건부 시나리오(If–Then)
- 만약 예금 토큰화가 “은행 내부 효율(정산·담보·자금관리)” 중심으로 확산된다면
→ 수혜는 ‘코인 테마’가 아니라 코어뱅킹/결제·정산 소프트웨어/보안/레그테크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 만약 Project Agorá 같은 구조(토큰화 예금+토큰화 준비금)가 크로스보더에서 진전된다면
→ 관전 포인트는 “가격”이 아니라 **거래가 실제로 어느 레일로 이동하는가(기관 채택 범위)**다. - 만약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표준화되며 결제·정산에서 존재감이 커진다면
→ 은행은 예금 토큰화로 대응할 가능성이 커지고, 시장은 예금 경쟁(자금조달 안정성) 프레임으로 금융주를 재평가할 수 있다.
7) 실행 체크리스트(이 글의 결론)
- 결론을 “예측”이 아니라 “조건부 대응”으로 설계했는가?
- 예금 토큰이 “새 화폐”가 아니라 은행 예금의 토큰 표현임을 구분했는가?
- 발행 주체가 은행인지, 그리고 예금자 보호/감독 체계가 명확한지 확인했는가?
- 결제 최종성은 어디서 보장되는가(은행 예금, 중앙은행 결제자산 연계)?
- 은행 간/국가 간 상호운용성 설계가 있는가?
- “업무 자동화(프로세스)”가 실제로 무엇을 줄이는가(리페어, 담보 점유, 정산 시간)?
- 스마트컨트랙트/사이버 등 운영 리스크 관리 프레임이 있는가?
- 스테이블코인 대비 장점이 신용·대출 창출과의 결합인지 점검했는가?
- 크로스보더에서 “프로젝트 단계”가 설계→프로토타입→테스트로 진전되는지 확인했는가?
- 이 변화가 금융주/결제주 밸류에이션에 “실적”이 아닌 자금조달 안정성·레일 이동으로 반영될 수 있음을 반영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