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당신이 ‘혁신’에 베팅할 때, 자본가는 ‘생존’에 베팅한다
당신의 주식 포트폴리오를 다시 한번 점검해 보십시오. 아마도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자동차, 우주 항공, 혹은 혁신적인 바이오 신약 개발 회사의 주식들이 화려하게 자리 잡고 있을 것입니다. 당신은 스스로 미래를 내다보는 세련된 투자자라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시장에 거대한 폭락장(겨울)이 찾아와 나스닥 지수가 반토막이 날 때, 당신이 믿었던 그 ‘혁신 기업’들의 주가는 1/10 토막이 나며 가장 먼저 쓰레기통으로 처박힙니다. 혁신은 막대한 투자금(빚)을 먹고 자라는데, 경제가 얼어붙어 돈줄이 마르면 그 화려한 꿈도 함께 즉사하기 때문입니다.
그 피비린내 나는 폭락장 속에서 1%의 기득권 자본가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놀랍게도 그들은 주가 창을 보며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당신이 헐값에 던져버린 주식들을 쓸어 담을 현금을 매달 수백억 원씩 배당금으로 입금받고 있습니다.
어떻게 경제 위기 속에서도 그들의 현금 창고는 마르지 않는 것일까요? 그들은 대중처럼 화려하고 섹시한 ‘혁신(Nice-to-have)’에 투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인간이 살아 숨 쉬는 한 절대 소비를 멈출 수 없는, 가장 지루하고 더러운 ‘생존(Must-have)’의 영역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 글에서는 기득권이 폭락장에서도 절대 쥐고 놓지 않는, 망하지 않는 산업의 소름 돋는 정체를 폭로합니다.
자본주의의 절대 반지: ‘선택’이 아닌 ‘강제’를 소유하라
자본가들이 기업을 고르는 기준은 당신과 완전히 다릅니다. 당신은 “이 제품이 얼마나 멋진가?”를 보지만, 자본가는 “대중이 이 회사에 돈을 지불하지 않고 배길 수 있는가?”를 봅니다.
최신형 스마트폰, 명품 가방, 넷플릭스 구독. 경제가 박살 나고 월급이 깎이면 사람들은 가장 먼저 이런 ‘선택적 소비’부터 끊어버립니다. 빅테크와 플랫폼 기업들의 실적이 곤두박질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내일 당장 당신이 직장에서 해고당하고 통장 잔고가 바닥을 드러내도, 당신이 ‘절대 끊을 수 없는 지출’이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수돗물로 세수를 해야 하고(수자원), 불을 켜고 스마트폰을 충전해야 하며(전력), 아프면 약을 먹어야 하고(헬스케어), 매일 쏟아지는 생활 쓰레기를 버려야 합니다(폐기물 처리).
자본주의의 최상위 포식자들은 당신이 혁신 기업의 비전에 환호할 때, 당신의 통장에서 매달 강제로, 그리고 합법적으로 ‘통행세’를 뜯어가는 이 거대한 인프라의 소유권(지분)을 독점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그들에게 경제 위기란 그저 통행세를 걷는 속도가 아주 약간 줄어드는 찰나의 순간일 뿐입니다.
기득권의 영원한 캐시카우: 3대 불패 산업
글로벌 거대 자본이 경제 위기마다 벙커처럼 숨어드는, 그리고 폭락장 이후 가장 강력한 부의 팽창을 가져다주는 3대 독점 산업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인프라와 유틸리티 (전력, 수자원, 통신) 우리가 매달 내는 전기세, 가스비, 수도세, 통신비 고지서를 보십시오. 이것은 요금이 아니라 국가가 대기업을 앞세워 걷는 ‘사적인 세금’입니다. 최근 인공지능(AI) 혁명으로 데이터센터가 폭증하면서 전 세계는 극심한 전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대중이 엔비디아(Nvidia)의 칩 성능에 열광할 때, 스마트 머니는 그 칩을 가동하는 데 필수적인 전기 발전소, 송전망, 우라늄 광산, 그리고 통신 해저 케이블을 소유한 기업들의 주식을 바닥에서 싹쓸이했습니다. AI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들은 전기를 쓴 만큼 무조건 돈을 냅니다. 자본가는 금을 캐는 사람에게 곡괭이와 물을 독점하여 파는 사람들입니다.
2. 폐기물 처리 (가장 더럽고 완벽한 독점) 미국의 ‘웨이스트 매니지먼트(Waste Management)’ 같은 쓰레기 처리 기업의 주가 차트를 열어보십시오. 지난 20년간 단 한 번의 큰 폭락 없이 경이로운 우상향을 그렸습니다. 이 산업의 가장 무서운 무기는 ‘극단적인 진입 장벽(NIMBY)’입니다. 어느 동네 주민이 자기 집 옆에 새로운 쓰레기 매립장이나 소각장이 들어서는 것을 허락하겠습니까? 새로운 경쟁자가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법적, 사회적으로 완벽하게 차단되어 있습니다. 기존에 매립장을 확보한 기득권 기업은 매년 쓰레기 처리 단가를 마음대로 올려 부르며 영구적인 독점 수익을 누립니다. 가장 더러운 곳에 가장 깨끗한 현금이 흐릅니다.
3. 헬스케어와 제약 (죽음에 대한 공포) 인간은 죽음 앞에서는 자신이 평생 모은 모든 재산을 아낌없이 내어놓습니다. 글로벌 고령화는 이미 피할 수 없는 확정된 미래입니다. 경제가 아무리 나빠져도 당뇨병 환자는 매일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고, 고혈압 환자는 매일 아침 약을 삼켜야 합니다. 존슨앤드존슨, 화이자, 노보 노디스크 같은 거대 글로벌 제약사들은 특허라는 합법적 방패를 두르고, 인간의 ‘생존 본능’을 담보로 무한대의 현금을 창출합니다. 정부가 의료 보험으로 이 약값들을 대신 내주면서, 결국 국민의 세금이 제약사 주주들의 주머니로 끊임없이 이전되는 완벽한 파이프라인이 완성됩니다.
배당(Dividend)의 마법: 주가에 연연하는 것은 하수다
개미 투자자들은 오직 ‘주가가 올라야만’ 돈을 번다고 생각합니다. 1만 원에 산 주식이 1만 5천 원이 될 때까지 불안에 떨며 매일 호가창을 들여다봅니다.
하지만 진정한 자본가들은 주가의 등락에 크게 연연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핵심 목표는 ‘배당(Dividend)’이라는 영구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필수 인프라, 소비재 기업들은 벌어들인 막대한 현금을 매 분기마다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꽂아줍니다. 자본가는 100억을 이들 주식에 묻어두고, 매년 4~5억 원의 현금을 배당으로 받습니다.
시장에 폭락장이 와서 100억짜리 주식이 50억으로 반토막이 나면 어떻게 할까요? 그들은 슬퍼하지 않습니다. 기업이 망하지 않고 여전히 수돗물과 전기를 팔고 있다면, 주가와 상관없이 배당금은 똑같이 5억 원이 들어옵니다. 자본가는 그 5억 원으로 반토막이 나서 ‘바겐세일’ 중인 주식을 기쁜 마음으로 더 사들여 지분을 늘립니다.
시간이 지나 경제가 회복되면 주가는 다시 전고점을 돌파하고, 폭락장 때 싼값에 긁어모은 주식 수량 덕분에 그들이 받는 배당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습니다. 폭락장은 자본가들이 당신의 자산을 가장 싼 값에 합법적으로 빼앗아 자신들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축제의 시간’입니다.
혁신 기업 투자의 덫: 당신은 자본가의 R&D 비용을 대고 있다
그렇다면 당신이 사랑하는 혁신 기술주들은 어떨까요?
기술 산업은 끊임없이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는 지옥의 전쟁터입니다. 어제의 1등이었던 노키아, 야후, 인텔이 오늘 어떻게 무너졌는지 보십시오.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벌어들인 돈을 주주에게 나눠주지 못하고, 모조리 연구개발(R&D)과 막대한 시설 투자(Capex)에 쏟아부어야 합니다.
기업이 R&D를 위해 유상증자를 하거나 전환사채(CB)를 찍어낼 때, 그 돈을 대주는 호구가 누구입니까? 바로 “세상을 바꿀 기술”이라는 장밋빛 전망에 속아 주식을 사는 일반 개미 투자자들입니다. 당신은 자본가들이 미래의 독점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 소모하는 ‘무료 임상시험 대상’이자 ‘값싼 연구개발 자금줄’로 철저하게 이용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기술이 완성되어 돈을 쓸어 담을 때쯤이면, 기득권 자본은 이미 그 기업의 지분을 장악하고 배당을 요구하며 단물을 빨아먹기 시작합니다. 당신이 리스크를 모두 짊어지고 닦아놓은 길 위로, 자본가들이 황금 마차를 타고 지나가는 꼴입니다.
매트릭스 탈출: 세금을 내는 자에서, 세금을 걷는 자로
부유해지고 싶습니까? 그렇다면 당신의 투자 마인드를 180도 뒤집어엎어야 합니다.
화려하고 멋진 것에 투자하려는 허영심을 버리십시오. 지루해서 하품이 나오고, 너무 당연해서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으며, 심지어 냄새나고 더러운 산업을 찾으십시오.
당신이 매달 고지서를 받아 들고 화를 낼 때마다, 그 요금을 가져가는 회사가 어디인지 추적하십시오. 통신비가 비싸다고 욕만 할 것이 아니라, SK텔레콤이나 AT&T의 주주가 되어 당신이 낸 요금을 배당으로 되돌려 받으십시오. 기름값이 올라서 분노하기 전에, 엑슨모빌(ExxonMobil)의 지분을 사서 전 세계 운전자들의 지갑을 합법적으로 털어가는 포식자의 위치에 서십시오.
대중은 평생 거대 기업에 ‘세금(소비)’을 바치다 죽지만, 자본가는 그 기업의 지분을 소유함으로써 대중으로부터 합법적인 ‘세금(배당)’을 걷어 들입니다. 당신이 소비의 쳇바퀴에서 내려와 ‘소유의 권력’을 쥐는 순간, 자본주의의 잔인한 폭락장은 당신을 벼락부자로 만들어 줄 가장 완벽한 기회로 변모할 것입니다.
자, 여기까지 우리는 돈의 흐름을 읽고(18편), 기득권이 쥐고 있는 절대 망하지 않는 자산의 실체(19편)까지 모두 파악했습니다. 당신은 이제 주식 시장에서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하는지 완벽한 지도를 손에 쥐었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십시오. 당신이 아무리 훌륭한 주식을 사서 배당을 받는다고 해도, 결국 그것은 ‘남이 만든 시스템’에 돈을 얹어 놓은 것일 뿐입니다. 타인의 기업 주식을 소유하는 것만으로는 0.1%의 ‘진정한 최상위 포식자’가 될 수 없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당신 자신을 남의 회사의 주주가 아니라 세상의 돈을 빨아들이는 ‘플랫폼’ 그 자체로 만들어 줄 궁극의 매트릭스 탈출법, [제20편: 21세기 자본주의의 신분제: ‘무형자산’을 소유한 자만이 영주가 된다]에 대해 폭격해 드리겠습니다.
내 노동력도, 거대한 자본도 필요 없이 무한대로 가치를 복사해 내는 ‘디지털 영지(무형자산)’를 구축하는 소름 돋는 비밀을 알고 싶다면, 다음 편을 절대 놓치지 마십시오.
(제20편: 21세기 자본주의의 신분제: ‘무형자산’을 소유한 자만이 영주가 된다 에서 계속됩니다)